길들여진 '가마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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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진 '가마솥'
  • 윤여정 기자
  • 승인 2019.02.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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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다운 밥집 <가마솥에 누룽지> 식당

[추천 맛집] 대전 유성구 <가마솥에 누룽지>

 

새로 구입한 무쇠로 된 솥은 밥을 짓거나 국을 끓이기 이전에 녹 제거나 쇠 냄새부터 제거해야한다. 직접 솥을 수작업으로 만드는 전문가 말에 따르면, 첫째로 솥을 깨끗이 닦은 후 들기름을 꼼꼼히 바르고 열을 가하고 세척 후, 둘째로 시래기 등을 넣고 푹 끓여 여러 잡내를 제거하고, 셋째로 포도씨유를 발라두어 다음 사용때까지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삶의 지혜를 통하여 습득된 체험은 유용하기 이를 데가 없다. 가마솥에 밥을 짓는다는 건 쌀이 주식인 우리에겐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고 밥맛으로는 견줄솥이 아직은 없다. 그 이유로는 가마솥의 전체 무게중 솥뚜껑이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을 정도로 무거워 뚜겅이 잘닫혀진 솥은 밥지을때 김이 새어 나가지 않아 쌀과 물의 비중을 잘 유지해 맛있는 밥짓기와 연결 되어지는, 숨은지혜가 돋보이는 무쇠솥의 모습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바쁜 도시 일상과 생활여건상 무쇠솥을 곁에 두고 싶은 아쉬운 마음만 가득할 뿐이다. 가정에서 굳이 무쇠솥밥을 고집한다면 작은 무쇠솥이 시판되고 있으니 선택은 할 수 있으나, 장작불에 달구어진 무쇠솥 밥맛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 

그래도 그 맛을 잘 표현하는 무쇠솥밥과 누룽지를 접할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유성구 방동 저수지를 조금 지나 논산 방향 국도면에 위치한 <가마솥에 누룽지>라는 식당이 반찬들도 맛깔나고, 솥밥에 지어진 밥맛이 기대 이상으로 맛있다. 이런 좋은 식당 한 곳쯤은 꼭 기억해 두었다가 방문해도 서운할 일이 없겠다 싶다.

음식 주문 시에는 제육볶음과 청국장찌개, 그리고 제육볶음과 새우탕찌개 등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1인 9,000원으로 동일하다. 간이 세지 않고 특유의 냄새가 없는 청국장은 구수한 것이 정말 맛있다. 피크타임 때에는 만석이지만, 서브 수준은 상당히 빠르고 유연하기에 크게 불편함은 없다. 주문 후 반찬류부터 상에 내어지고, 곧바로 제육볶음, 청국장, 솥밥 등이 순서대로 순식간에 놓인다. 우리 한국인이 좋아하는 딱 그 밥상 차림이다.

제육볶음은 별도의 불판에 올려져, 약한 불에 온도 유지를 해가며 먹을 수 있고, 양념이 고기에 잘 베어 있고 적절한 당도로 감칠맛이 훌륭하다. 게다가 식감도 좋아 제육볶음과 상추쌈, 그리고 따끈한 밥 한술은 방동저수지를 지나칠 때는 언제나 생각나게 하는 이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라 하겠다.

제육볶음과 세트메뉴인 청국장은 양도 푸짐하여 청국장 하나만 놓여도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다. 잡내 전혀 없고 간이 적당하여 누구나 좋아할 맛을 지닌다. 청국장도 물론 보글보글 끓여가며 진하고 구수하게 즐길 수 있는 배려가 너무 좋다.

이러쿵저러쿵, 밥집 이야기나 사연들은 많지만, 역시나 밥집은 밥맛이 좋아야 그 명분으로 밥의 윤기를 좆아 손님들도 따라 들어서게 마련이다. 장작불에 올려진  큰 무쇠솥은 아니지만, 맛이 좋은 밥으로 충분하다. 뚜껑을 열면 다소 질은 듯 보이는 밥이지만, 한두 번 솎아 주면 먹기 좋게 윤기 좌르르 흐르는 밥으로, 밥맛이 달다고 한다면 이를 두고 하는 말이지 싶다.

메인이 아닌 반찬의 이름으로 이 식당의 명성을 떠받친 일등공신 역할을 한 양념게장은 정말 일품의 맛을 지닌다. 어찌도 이리 양념게장을 잘 무쳐 냈을까 신통방통이다. 추가 요청은 허용하지 않고 일정의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한 접시 더 즐길 수 있는 양념게장은 별미 중 별미이다.

●상호 : 가마솥에 누룽지

●주소 : 대전 유성구 방동 374-3 번지

●전번 : 042-823-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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